다낭 꾸이년 기차여행 후기 썸

다낭에서 꾸이년 기차 여행을 준비 중인 커플이라면 꼭 확인하세요 . 사전에 정보가 부족해 저렴한 낮은 번호를 선택했다가 역방향 좌석으로 고생하며 얻은 생생한 팁을 담았습니다. 6시간 동안 마주한 기차 내부 시설부터 찰나의 오션뷰, 그리고 꾸이년역 도착 후 호객꾼을 피해 그랩을 기다리던 순간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솔직하게 기록했습니다.

다낭에서 며칠을 보내고 나서 우리 커플은 조금은 생소한 목적지인 꾸이년으로 향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베트남에서 기차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한다는 게 처음이라 설렘보다는 긴장감이 조금 더 컸던 것 같네요. 역에 도착해서 마주한 낡은 플랫폼의 냄새와 분주한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우리가 정말 여행을 하고 있구나 하는 실감을 비로소 하게 되었습니다. 캐리어를 끌고 울퉁불퉁한 철길을 발로 건너 기차에 오르던 그 순간의 당혹스러움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6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좁은 기차 안에서 보낼 생각을 하니 엉덩이가 벌써부터 걱정됐지만 그녀와 함께 창밖 풍경을 나누고 싶어 용기를 냈습니다. 덜컹거리는 기차 소리에 맞춰 우리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는 기분이 들어서 나쁘지 않은 아침이었습니다.

다낭역 입구 기차모형
다낭역 규모가 제법 크다, 다낭 중심부에서 차량으로 10분거리

🚉 다낭역 대합실 풍경과 기차 탑승 순간

다낭역에 도착하니 대합실이 매표소를 중심으로 전후로 나뉘어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디에 앉아 있어야 할지 잠시 망설였지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이곳은 기차 시간이 임박해야 출입문을 개방해주는 방식이라 무작정 플랫폼으로 나갈 수 없더라고요. 문이 열리고 나면 안내에 따라 이동하게 되는데 철길을 직접 건너서 기차에 올라타야 하는 점이 무척 생경했습니다. 특히 캐리어가 무거워서 기차에 올리는게 좀 힘들었어요.

다낭역 매표소
티켓은 미리 사전예약하고 왔어, 출력본 보여주면 된다.

다낭역 대합실 전면
매표소와 입구 대합실이 같이 있다.

다낭역 후면대합실
티켓소지자만 들어올수 있는 다낭역 후면대합실

우리가 예약한 소프트시트 객실은 기차 맨 앞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출발하면 맨 뒷칸이되요. 타보면 알아요~). 무거운 짐을 들고 한참을 걸어 기차의 제일 앞으로 이동했어요. 12량이나 되는 긴 기차였는데 침대칸이 10칸이나 되고 우리가 탄 소프트시트와 식당칸이 각각 한 칸뿐이라는 식당 이용할때 편할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아니었어요. 칸마다 기차 직원이 있었는데 왜 이렇게 인력이 많이 필요한지 의아할 정도로 많아서 신기했습니다.

대합실에서 바라본 기차
기차 플랫폼은 기차 승차시간에만 들어갈 수 있다.

기차탑승 gate
10시45분 정시 출발 5분전 출입구가 열렸다.

- 다낭역 구글리뷰 : https://maps.app.goo.gl/fRCCKYZv4XVaHWAN8

🛋️ 소프트시트 객실 시설과 캐리어 보관

객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확인한 건 캐리어를 어디에 두느냐였습니다. 다행히 객실 상층 수납장이 캐리어를 충분히 올릴 수 있는 높이로 되어 있어서 커다란 짐을 안전하게 올려둘 수 있었습니다. 좌석 간격은 비행기 이코노미석보다 넓어서 다리를 뻗기에 여유로웠던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6시간을 가는 여정이라 좌석의 안락함이 중요했는데 시트 자체가 부드러워서 엉덩이가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기차 탑승 플랫폼
눈치 것 물어서 객실을 찾았다. 제일 끝~ 멀다. 

다낭 꾸이년기차 SE3
선로를 건너 캐리어를 옮기는게 쉽지않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소프트시트 객실
소프트 좌석 객실은 1량만 있다. 우리랑 문화가 다르다. 다들 누워서 간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소프트 좌석
뒤로 젗혀지고, 전기 아울렛 포트가 있어서 충전 걱정은 없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선반
대형캐리어가 들어간다. 다행이다.

의외로 좋았던 점은 좌석 벽체에 전기 아울렛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커플은 나란히 앉아 휴대폰을 충전하며 갈 수 있어서 배터리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었네요. 사진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기에 괜찮은 환경이었습니다. 화장실은 기차 자체가 노후화된 탓에 낙후된 편이었지만 쓸만한 수준은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청결에 예민한 분이라면 사용 전후로 조금 조심스러울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통로
한국에서 통일호 타는 그 느낌 그대로!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슬리핑 세면대
슬리핑 객실 욕실. 음 더 깨끗하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화장실
화장실도 나름 깔끔


⚠️ 싼 게 비지떡? 역방향 좌석에 쓰라린 경험

제가 가보니 다낭에서 꾸이년 기차를 이용할 때 좌석 번호를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이었습니다. 사전에 좌석 방향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던 우리 커플은 그저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고 숫자가 낮은 좌석을 골라 예약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 자리에 앉고 보니 낮은 숫자의 좌석은 전부 역방향이더라고요. 소프트 좌석 객실은 정방향, 역방향, 마주보는 좌석 총 3타입입니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소프트좌석
가성비 있는 소프트 좌석, 다음에는 누워서가는 슬리핑으로 해볼까요

결국 6시간 내내 몸이 뒤로 가는 묘한 기분을 느끼며 이동했습니다. 나중에는 살짝 멀미 기운이 올라오기도 해서 다음에는 꼭 높은 번호를 선점하리라 다짐했습니다. 소프트시트 좌석은 번호가 높은 숫자가 정방향이라는 사실을 몸소 고생하며 배웠네요. 만약 이 구간을 여행하신다면 예약 시 조금 더 비용을 주더라도 무조건 높은 번호를 선택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래야 창밖 풍경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조금 더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 기차 안 먹거리와 식당칸의 실체

기차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소한 냄새가 객실 안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이 카트를 끌고 다니며 음식과 음료 그리고 반미와 옥수수 같은 먹거리를 팔고 있었습니다. 식당칸이 기차 맨 뒤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지만 직접 가서 식사를 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승객이 카트로 판매하는 음식을 사 먹거나 주방으로 쓰이는 식당칸에서 조리된 음식을 받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매점 커피
아이스 아메를 주문하면 이걸 받는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매점 카트 아주머니
매점 식당 카트는 매번 다양한 물건들이 나온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매점 카트 판매상품
먹고 싶은데 배탈 날가봐 그녀가 말린다.

궁금한 마음에 식당칸을 살짝 구경하러 가보았는데 주방 비주얼이 한국 여행객들이 선호할 만한 청결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기름때가 묻어 있고 어수선한 분위기라 우리는 사전에 준비해온 간식과 물을 주로 먹었습니다. 나중에 식당칸은 직원만 출입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래도 현지인들은 카트에서 파는 옥수수를 무척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저희는 간단하게 물과 아이스커피(군대믹스커피)만 이용했었요. 6시간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져서 입이 심심할 수 있으니 역 주변에서 먹거리를 챙겨 타는 쪽이 나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

🌊 오션뷰 진실과 창밖 풍경 묘미

다낭에서 꾸이년으로 가는 여정에서 많은 분이 푸른 바다 전망을 기대하실 텐데요. 저 역시 오션뷰를 잔뜩 기대하며 카메라를 장전하고 창밖을 주시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다가 보이는 구간은 1분 정도로 상당히 짧게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었던 마음은 잠시 접어두어야 했지만 대신 베트남의 소박한 시골 마을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오션뷰
오션뷰 짧은 1분 그래도 봤다. 

다낭 꾸이년 기차 SE3 열차 일반뷰
거의 대부분 마주치는 생활뷰

철길 옆으로 피어 있는 꽃들과 논밭에서 일하는 현지인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6시간 내내 바다가 펼쳐지는 건 아니더라도 기차 특유의 느릿한 속도감 덕분에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방향 좌석이라 풍경이 멀어지는 모습만 봤지만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창밖을 구경하다 보니 지루함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느림의 미학을 즐길 줄 아는 커플에게는 이 여정이 꽤 매력적인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 꾸이년 도착과 호객꾼 대응 노하우

긴 시간 끝에 드디어 기차가 꾸이년(디에우찌 역)에 멈춰 섰습니다. 짐을 챙겨 플랫폼에 내리니 벌써부터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더라고요. 역사를 빠져나가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랩 기사들과 택시 호객꾼들이 몰려들어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짐을 들어주겠다며 접근하는 호객꾼들의 공세가 상당했습니다. 베트남 택시에 사기를 당했다는 후기가 많아서 우리 커플은 당황하지 않고 그들을 지나쳐 다시 역 대합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꾸이년(디에우찌 역) 역사 전경
드디어 도착. 멀다 꾸이년~

꾸이년(디에우찌 역) 역사 내부
생각보다 작은 역사내부. 호객행위가 무서워서 잠시 기다려요.

꾸이년(디에우찌 역) 역사 대합실
대합실에서 에어컨 바람 맞으며 그랩을 호출합니다.

복합한 역 밖보다는 대합실 안이 훨씬 차분하고 시원했거든요. 그곳 의자에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랩 앱을 켜서 기사를 호출했습니다. 일부 호객꾼들이 대합실까지 들어요 가격을 제시하였지만 휘둘리지 않고 그랩에 정해진 요금으로 안전하게 숙소까지 가는 게 제일 중요했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호출한 기사님이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왔고 우리는 무사히 그랩에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꾸이년역에 도착하시면 당황해서 바로 택시를 타기보다 대합실에서 여유를 가지고 그랩을 부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꾸이년(디에우찌 역): https://maps.app.goo.gl/5kGQBodyiTyFDBpLA

꾸이년(디에우찌 역) 역 간판
여기서 호객행위를 뚫고 그랩을 탔어요.


꾸이년 시내
꾸이년 시티 드디어 도착합니다.

다낭에서 꾸이년 기차 여행은 생각보다 길고 고단한 면도 있었지만 현지 분위기를 느끼기에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렴한 낮은 번호 좌석을 골랐다가 역방향으로 고생하며 배운 팁이 여러분의 여정에는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투박하고 낡은 기차 안에서 마주한 베트남의 풍경은 화려한 비행기 여행으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깊은 맛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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